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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8년 황금 개띠 해를 맞이하며2018-01-16 12: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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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지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지만 그 감회는 매 해 달리 다가옵니다. 시간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개념으로, 오랜 역사 동안 많은 과학자와 철학자들의 논쟁거리가 되어 왔습니다. 굳이 물리학적, 철학적인 접근이 아니라도 나이가 들면서 시간은 점점 가속도를 내며 흐르는 듯합니다.

 

연말이면 으례 내년에 바뀔 규정 전에 마무리 해야할 일들 때문에 퇴근 시간도 잊은 채 늦은 저녁까지 일을 하며 정신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종 연말 파티에 참석해야 하고, 회사 송년 파티도 준비하며 정작 스스로 한 해를 제대로 정리하며 마음을 추스를 새 없이 해가 바뀌어 있곤 했습니다. 와중에 가장 좋은 것은 크리스마스와 새해에는 훌쩍 자라 엄마 품을 떠났던 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정부 이민법 변경을 앞두고 해가 가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하루라도  빨리 접수하고자 정신없이 보내던 중, 규정 변경이 연기되어 급작스레 며칠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짧은 기간 계획없이 갈 수 있는 곳을 찾자니 지난 해 계획했다가 불발되었던 라스베가스로 급히 비행기 예약을 했습니다. 이틀 만에 급히 결정한 라스베가스행 이었지만 여행 경험이 많은 아이들이 적당히 여유있고, 적당히 버거운 일정을 조화롭게 짜놓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예약은 물론 예상 비용까지 산정, 유명한 레스토랑과  추천 메뉴까지 꼼꼼히 계획을 세운 덕분에 여행은 매우 편안하고 순조로왔습니다. 2018년을 맞이하는 카운트 다운은 다른 두 친구 가족과 함께 라스베가스 올드 타운의 프리몬트 스트리트에서 맞이 하였습니다.

 

십 수년 전 한국에 있을 때는 보신각 타종을 보며 다음 날 차릴 떡국 상을 준비하곤 했는데, 캐네디언 친구들과 함께 화려하게 번쩍이는 조명 아래 서 있자니 여기 서있는 사람이 내가 맞나 하는 생각 듭니다. 꽤 쌀쌀한 날씨에도 모두들 위스키와 맥주로 2018년을 맞이하는 건배를 외치는 중에도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혼자 따끈한 커피를 찾으며 속으로 “백인들은 정말 다르구나.…” 하고 느낍니다. 베일리를 넣은 커피의 고소함과 향긋함이 코를 통해 심장까지 흐르니 지난 한 해 동안 스쳐간 많은 일들과 고마운 분들을 생각납니다. 업무 상 많은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보람되고 흐뭇한 일도 많았지만 딱한 사연들도 많았습니다. 가능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올 해도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을 다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

 

어떤 사람들은 제게 여자 혼자 어떻게 이런 비지니스를 성공적으로 해내는지…., 반전이라고들 합니다. “보기와 달리 무척 강한 사람인가보다”라고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 는 나이 사십이 될 때까지도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눈물도 많은 것이 컴플렉스였습니다. 혹자는 애들도 다 컷고 사업도 번창하니 부러울 것이 없겠다고도 합니다. 피붙이 하나없이 캐나다에 온지 14년이 되었습니다.캐나다에서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자면 한국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더 노력했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워낙 낙천적인 성격 탓인지, 아니면 긍정과 행복에 대해 스스로를 세뇌를 한 것인지, 그 간 별로 힘들다는 생각없이 매사에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주어진 인연을 소중히 하고, 책임감과 일관성을 유지한 정도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저희 할머니는 사람과 인연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첫 아들 출산일을 앞두고, 이십 세가 되기도 전에 과부가 되었고, 일제 시대와 한국 전쟁을 몸으로 겪으며 살아오신 분입니다. 아마 살아온 세월이 녹록치 않으셨을텐데 내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심각한 적도, 얼굴을 찌뿌린 적도 없는 항상 웃는 모습이셨습니다. 명절이면 우리 집은 가깝고 먼 일가 친척으로 늘 북적였고, 항상 대문을 열어 놓아 열린 대문으로 기별없이 오가며 인사하러 들르는 이웃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새해에는 인사 행렬이 줄을 이어 엄마는 정월 한 달 내내 떡국을 끓여 내느라 바쁘셨습니다. 노른자와 흰자를 나누어 부친 계란지단, 참으로 맛있던 간 쇠고기 꾸미와 동치미까지 신물나게 먹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2018년은 지난 해보다 조금은 더 나은 해로 보내겠다 몇 가지 다짐을 해봅니다. 새해엔 좀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업무적으로 모든 일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매사에 숙고하는 기회가 줄어들다 보니 삶의 깊이가 점점 앝아지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됩니다. 또 나이가 들수록 좀 더 잘 듣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가져다주는 어줍짢은 경험이 마치 인생의 진리인양 연배가 낮은 사람에게 가르치려 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화할 수 있는 현명함과 중심을 유지하는 일관성을 지켜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늘 하던대로 오늘 하루에 감사하고 매 순간 행복하고자 합니다. 제게 또 한 해가 주어진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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